스스로를 사랑하던 아이는,
스스로를 사랑하던가 의문을 건내는
어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에세이02
지금껏 살아오며
주변 사람들에게 버릇처럼 건네던 말이 있다.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너는 꼭 잘될 거야."
그 다정한 응원들을 나는 참 당연하다는 듯 아낌없이 건네곤 했다.
하지만 돌아보니, 정작 나 자신에게는 그 쉬운 말 한마디를 그토록 아끼고, 저울질하고, 망설였다.
오히려 나를 향해서는 자책의 칼날을 세우는 편이 훨씬 쉬웠다.
"이것밖에 못 해?"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래?"
스스로를 다그치고 몰아세우며 혼자 참 많이도 울었던 것 같다.
그런 모진 시간들이 겹겹이 쌓이는 동안,
스스로를 사랑하던 아이는
스스로를 사랑하던가 의문을 건내는 어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남들에게는 그저 쉬웠던 응원이 나에게만은 유독 야박했던 시간들.
문득 멈춰 서서 바라본 나는 너무나 작아져 있었고, 모든 걸 해낼 수 있는 영웅을 꿈꾸던 아이는 '내가 과연 무언가 해낼 수 있을까' 의심하는 무력한 어른이 되어 있었다.
작은 성공 앞에서는 "이것밖에 못 했냐"며 비웃었고, 작은 실패 앞에서는 "이것조차 못 하냐"며 미워했다.
스무 살 이후의 시간 동안, 나는 내가 가장 아프고 미웠다.
이제는 그 안쓰러운 나를 안아주고 싶다. 남들에게 기꺼이 내어주던 그 다정한 말들을, 이제는 나에게도 건네고 싶다.
이 악물고 어떻게든 살아내고 있는 나를 위해, 작은 성취 하나에도 "참 잘했다"고 아낌없이 칭찬해 주는 내가 되고 싶다.
이제는 나도, 나를 믿어주고 싶다.